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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를 하다 보면
    손님보다 먼저 음식을 마주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저예요.

    아침에 문 열고
    주방 정리 끝내고 나면
    습관처럼 국물부터 봅니다.
    맛을 본다기보단
    상태를 확인하는 느낌에 더 가까워요.

    이게 괜찮은지,
    오늘 하루를 맡겨도 되는지.

    장사를 하면서 알게 된 건
    음식은 손님 앞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사장이 먼저 납득이 돼야
    그다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그래서 저는
    제가 직접 먹어보고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으면
    그날은 손님께 내보내지 않아요.

    이건 자랑도 아니고
    특별한 철학도 아니에요.
    그냥 인천도화동맛집이라는 말을
    가볍게 쓰고 싶지 않아서예요.

    국밥도 그렇고,
    닭갈비도 그렇고,
    막국수도 마찬가지예요.

    조금만 흐트러져도
    제일 먼저 느끼는 사람이
    바로 저라서요.

    손님은 한 번 드시지만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보니까
    작은 차이가 더 크게 보여요.

    그래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은
    아예 안 하려고 해요.

    사실 바쁜 날엔
    이런 확인 과정이 귀찮을 수도 있어요.
    손님도 기다리고 있고,
    시간도 촉박하니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럴수록 더 꼭 먹어보게 돼요.

    이게 흔들리면
    그날 장사는 결국
    어딘가 삐걱거리더라고요.

    이런 기본이 쌓여서
    조금씩 인천도화동맛집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는 거라고 생각해요.

    손님들 중엔
    “여긴 맛이 들쭉날쭉하지 않네요”
    이렇게 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 말 들을 때마다
    속으로 조용히 생각해요.
    그럴 수밖에 없다고.

    제가 먼저 먹고,
    제가 먼저 고개 끄덕이고,
    그다음에 나가는 음식이니까요.

    이 과정이
    가게를 유지하는 방식이고
    제가 장사하는 방법이에요.

    하루를 마무리할 때도
    매출보다 먼저 떠오르는 건
    오늘 음식이었어요.

    국물은 어땠는지,
    불 조절은 괜찮았는지,
    마지막 그릇까지 같은 느낌이었는지.

    이게 괜찮았다면
    오늘 하루는
    크게 문제 없었던 날이에요.

    인천도화동맛집이라는 말은
    하루아침에 붙는 게 아니라
    이런 날들이 쌓여서
    천천히 생기는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내일도
    똑같이 시작할 거예요.
    제가 먼저 먹어보고,
    괜찮으면 그때 손님께 내놓는 방식으로요.

    그게 가장 솔직한 방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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